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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피에로>와 <그것(IT)>, 무엇이 달라졌나

chan쌤님 | 2017.09.17 13:56 | 조회 54


<그것> 이전에 <피의 피에로>가 있었다. <피의 피에로>는 1990년 2부작의 TV영화로 나온 작품으로 <그것>과 마찬가지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최근 <그것>의 흥행으로 인해 <피의 피에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어찌 보면 <피의 피에로>의 리메이크 작이라 할 수 있는 <그것>.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1. 교차편집과 시리즈
<피의 피에로>의 시작은 데리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마이크가 조지의 실종 포스터를 발견하면서 부터이다. 도서관 사서 마이크는 30년 전, 데리에 살았던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린다. 성인이 된 루저 클럽은 마이크의 연락을 받고 과거를 회상한다. 그들의 과거에는 모두 ‘그것’이 있고 데리에서 겪은 악몽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을 괴롭히고 있다.
총 7명의 아이들의 현재와 과거를 교차편집으로 보여준 <피의 피에로>와 달리 <그것>은 1부와 2부를 나누는 방식을 택했다. 1부에서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2부에서는 27년 후 성인이 된 아이들이 다시 데리로 돌아와 그것과 싸우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그래서 <그것>의 시작은 흥미롭다. 이 작품의 최고 명장면이라 할 수 있는 하수도 안에서 그것이 조지를 습격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택한 부분은 참으로 탁월하다 할 수 있다.
관객들에게 흥미와 공포를 동시에 안겨줌과 동시에 목격자가 되는 노파를 통해 데리라는 마을의 비밀도 눈치 챌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한다. 또 어린 시절의 이야기만을 집중적으로 다루었기에 이들이 겪었던 공포와 두려움의 감정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다만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이 공포가 이들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점은 2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든다.




2. 캐릭터의 역할 분담
<피의 피에로>는 각각의 캐릭터들이 모두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기에 캐릭터의 감정에 동화되기가 쉽다. 성인이 된 그들의 모습과 그들 각자가 겪었던 어린 시절의 고통이 동시에 나타나기에 순서상 어려움을 겪지도 않는다. 또 서로의 회상이 절묘하게 맞물리는 부분에서는 묘한 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각자의 기억에 담긴 ‘중요 사건’이 다르기에 이 사건을 통해 그들의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기도 하다.
반면 <그것>은 아이들을 한데 모아놓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캐릭터의 역할 분담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말더듬이 빌, 수다쟁이 리치, 성숙한 베벌리, 똑똑한 에디, 소극적인 스탠 등의 부각될 수 있는 캐릭터성의 구축과 은근한 재미를 주는 빌-베벌리-벤의 삼각관계는 인상적이나 일곱 명 모두가 주연이 되어야 힘을 발하는 이야기의 집중력을 특정 인물들에 대한 분량 배분으로 흐트러뜨린다는 점에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든다.
몇몇 이야기가 불필요하고 스토리가 산으로 간다는 느낌을 받는 건 7명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아닌 삼각관계를 이루는 세 명이 주요 캐릭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때문일 것이다. 2시간이 조금 넘는 분량에 이들의 우정과 사랑을 완벽하게 담아내려다 보니 극을 이끌어가기 쉬운 특정 인물들에게 포인트가 쏠렸고 이는 완벽한 균형을 이루던 어린 시절 이야기에 약간의 흠결을 내게 되었다.




3. 효과적인 공포의 표현
감독 안드레스 무시에티는 전작 <마마>를 통해 공포를 만들어내는 능력에 있어서는 탁월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장면에 포인트를 줄 줄 아는 그의 능력은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나 더 강렬하게 발휘되었다. 첫 장면을 보자. 그것이 조지를 공격하는 이 명장면은 강렬한 서스펜스와 충격을 동시에 전달한다. 그는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그것의 능력을 더 잔혹하고 기괴한 유령들의 등장을 통해 강하게 묘사한다.
특히 베벌리가 화장실에서 피를 뒤집어쓰는 장면은 같은 스티븐 킹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캐리>의 명장면을 떠올리게 할 만큼 강렬한 색체를 준다. 무시에티 감독은 장면들을 강하게 만들되 그 강렬함에 빠져 이야기를 잊어버리지 않게 공포의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을 탁월하게 보여준다. 이런 강렬함에 표현을 위해 <피의 피에로>가 보여주었던 몇몇 장면들은 아예 생략되었다.
그것 조종사였던 아버지로 분장해 벤을 늪지대로 유혹하는 장면이나 에디를 샤워실에서 습격하는 그것의 모습은 딱히 포인트를 줄 만한 부분이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예 생략되거나 다른 장면으로 바뀌었다. <피의 피에로>가 약간은 허무하고 어디에서 두려움을 느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장면들이 있었던 반면 <그것>은 확실하게 무서워야 할 장면을 극대화 시킨다.




4.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로 변모한 베벌리
<그것>은 좀 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한 명의 캐릭터를 희생시켰다. 그 캐릭터는 바로 베벌리다. 베벌리는 루저 클럽의 홍일점이자 성숙한 외모와 당찬 성격으로 관심을 끄는 여자 아이다.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고 그 고통에 빠져 살지만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애쓰는 인물이기도 하다. <피의 피에로>에서 이 베벌리는 핵심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그녀는 유일한 여성 주인공 캐릭터라는 점에서 멜로 라인의 중심이며 가끔은 두려움에 빠지는 남자 주인공들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용감하다.
여기에 핵심적으로 처음 그것을 물리치는 존재 역시 베벌리다. 새총 쏘기에 능력이 출중한 베벨리가 은으로 된 귀걸이로 그것을 맞추고 그것은 부상을 입고 몸을 숨긴다. 아쉽게도 이런 베벌리의 캐릭터는 상업영화 속에서 전형적인 여성 캐릭터의 역할로 변모하고 만다. 수많은 블록버스터 영화들에는 공식이 있다. 굳이 위험을 찾아가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주인공이 위험에 뛰어들게 되는 것, 바로 주인공이 좋아하는 여자 주인공 때문이다.
이미 조지를 통해 동력을 확보한 이야기는 더 강한 동력을 위해 베벌리를 위기로 몰아넣는다. 당당하고 용감한 성격의 베벌리는 그 캐릭터성과는 달리 민폐 캐릭터로 둔갑하게 되고 마지막 키스를 통해 더욱더 전형적인 헐리웃 여주인공으로 변모하게 된다. <피의 피에로>의 베벌리를 기억하는 분들에게 <그것>의 베벌리가 보여주는 모습은 분명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5. 허무하게 끝난 <피의 피에로>, <그것>은?
4시간에 달하는 <피의 피에로>의 결말은 참으로 허무하다. 이보다 더 허무한 결말이 있을지 묻고 싶을 정도다. 인간 내면의 공포가 가지는 가장 강렬한 형태인 ‘빛’으로 묘사되었던 그것은 가장 예상치 못한 허무한 형태로 나타나 성인이 된 주인공들과 최후의 결전을 벌인다. 실소를 머금게 만드는 결말부는 앞서 작품이 보여주었던 그것의 형태의 의미를 너무나 배신하는 것이기에 실망감이 더 크다.
그것이 나타나는 형태는 광대다. 해외에서 유명한 어린아이들이 가지는 광대공포증을 보여주는 그것은 각각의 인물들이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의 본 모습은 ‘빛’으로 표현된다. 공포는 어둠이라고 한다. 이 공포의 터널을 지나가면서 우리는 빛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하지만 동시에 빛이 존재하기에 어둠은 필연적으로 나타나며 빛을 지향하는 인간의 심리가 자연스럽게 내부에 어둠을 만들고 있음을 작품은 보여준다.
헌데 이런 의미를 배반하듯 나타난 최종보스의 모습은 마치 B급 공포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그것>의 가장 큰 숙제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이 허무한 결말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말이다. 이미 <그것>은 결말부에 이르러 문제를 보여주었다. 앞서 무서웠던 광대의 모습은 우스꽝스러운 춤과 꼬맹이들의 구타에 당하는 모습으로 약간의 실소를 유발했다. 풍선과 음흉한 웃음으로 두려움을 주었지만 광대가 가진 본 속성인 ‘웃음’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최종적인 ‘그것’의 형태는 관객에게 하여금 강렬한 두려움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고민은 참고할 수 있는 <피의 피에로>가 될 수 없기에 더 흥미롭다. 2019년, 성인이 된 7명의 루저클럽 멤버들과 다시 나타날 ‘그것’의 대결이 기대되는 이유는 과연 이번에는 감독이 어떻게 작품을 해석하고 표현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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