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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치> 낙원은 찾아도 없다. 이미 마음속에 있으니까.

임동민님 | 2020.07.20 12:40 | 조회 56
대니 보일 감독의 <비치>에서

영화 '비치'의 한 장면.

영화 '비치'의 한 장면.
 

리차드(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뭔가 다른 것’에 집착하는 청년이다. 반복되고 지루한 일상이 딱 질색이었던 그는 새로운 상황이나 낯선 사람들과 맺어지고 싶은 욕망에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모험을 찾아 태국으로 간다.



방콕의 허름한 호텔에 투숙했던 리차드는 그곳에서 프랑스인으로 서로 연인 관계인 에띠엔(김요 까네)과 미모의 프랑소아즈(비에르지니 레오엔)를 만나게 된다. 또 대피(로버트 가알라일)라는 또래 청년도 만나게 된다.

그런데 마약에 찌든 대피는 정신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었고, 뜬금없이 리차드에게 어떤 섬에 관해 믿기 어려운 비밀을 털어놓는다. 대피의 말에 따르면 그 섬은 지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낙원이자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해변을 잉태하고 있으며, 외부인이나 잡동사니 관광객들로부터 한 점 때가 묻지 않은 순수의 섬이라는 것.

다음 날 리차드는 자신의 방문에 붙어 있는 한 장의 쪽지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건 대피가 직접 그린 환상의 해변이 있다는 섬의 지도였다. 자신이 오랫동안 찾고 싶어 했던 ‘뭔가 다른 것’이 틀림없다고 확신한 리차드는 에띠엔과 프랑소아즈를 설득한 뒤 함께 파라다이스(낙원)를 찾아 나서게 된다.

‘새로움’이란 게 행복의 지표가 됐을 때 보통 아이는 어른이 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어른이 되면 늘 똑같거든. 반복되는 일상과 틀에 박힌 생활 속에서 감각은 점점 무뎌져만 간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보편적으로 ‘연애’과 ‘여행’에 목을 매달게 된다. 하지만 연애란 건 관계의 지속성 탓에 그것 역시 결국 반복과 틀을 벗어나기 어렵다. 관계가 깊어지면 습관에 젖어들게 되고, 그러다보면 간이라도 빼줄 듯 설Ž순간들도 점점 무뎌지게 된다. 시간이란 게 그렇다. 창조도 하지만 파괴도 한다.

그랬거나 말거나 여행은 다르다. 여행만큼은 늘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니 ‘새로움’이라는 행복에 가장 근접한 인간의 행위가 아니겠는가. 조금 깊이 들여다보면 <비치>에서 리차드의 여행은 이런 의미가 있다. 그가 늘 갈구했던 ‘뭔가 다른 것’이란 바로 새로움이었고 그것이 여행을 통해 낙원이라는 ‘새로운 세상’으로까지 확장된 것이다.

실제로 리차드 일행은 대피가 몰래 가르쳐준 환상의 섬에 당도하게 되는데 그곳은 정말 파라다이스였다. 리차드 일행처럼 서양인들로 커뮤니티(공동체)가 형성된 그곳은 아름다운 해변에서 함께 즐기며 자급자족하는 곳이었다.

또 대마초가 지천에 널린 그곳에서 구성원들은 마치 한 가족 같았는데 다만 모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이 환상적인 해변의 존재를 외부인에게 절대 발설해서는 안 된다는 것. 그리고 그 순간, 그들의 파라다이스는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자급자족한다지만 꼭 필요한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한 번 씩 도시가 있는 뭍으로 가야만 했고, 모두가 한 가족이라지만 사실은 대단히 이기적인 곳이었다. 실제로 스웨덴 친구 셋이 수영을 즐기다 상어에게 습격을 당하는데 그 중 한 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어 뭍에서 의사를 꼭 불러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지도자격인 살(틸다 스윈튼)은 외부인에게 이곳이 알려지면 안 된다는 이유로 부상자를 텐트와 함께 숲 속에 버려버린다. 그리고 자신들은 다시 신나게 파티를 즐긴다.

그러니까 고통이 발생하면 그들은 그냥 도려내 버렸던 것. 오직 쾌락만이 허락된 그들의 낙원은 그렇게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낙원이 낙원으로 계속 남을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사실 ‘욕망’ 때문이었다. 고통을 도려낸 그 곳엔 몰래몰래 개개인의 욕망들이 꿈틀댔고, 그 욕망은 혼돈으로 이어져 고통과 슬픔을 양산했다.

결국 이 지구상의 아무리 아름다운 곳이라도 인간의 욕망이 존재하는 한 ‘지상낙원’같은 건 없지 않을까. 잠시 낙원을 찾았다고 생각했던 리차드도 그렇게 생각을 고쳐먹게 된다. 마침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리차드는 마지막에 이렇게 독백한다. “난 여전히 낙원을 믿지만 찾는다고 발견되는 곳이 아님을 안다. 실존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신이 낙원이라 느끼는 그 곳이 바로 낙원이다. 만약 그런 순간을 만난다면 그 순간은 영원히 기억된다.”

2000년 2월3일 개봉. 러닝타임 118분.



취재1부 이상길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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