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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던 해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그 다음 해에는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7살 때는 삼촌까지.
할머니는 그게 다 내가 태어났기 때문이랬어요. 내가 우리 집안의 불행을 갖고 태어났다고.
(지아-말도 안 되는 소리)
맞아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어렸을 땐 그런 할머니가 정말 미웠는데, 이제는 알 것 같아요. 할머니가 왜 그랬는지.
사람은 원래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큰 불행이 닥치면 원망하고 비난할 상대를 찾게 되더라고요.
한 사람을 원망하는 게 그 큰 불행을 감당하는 것보다 쉬우니까.
홍사장님은 할머니처럼 실수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엉뚱한 사람 탓 안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자기 자신이라면 더더욱.
홍사장님 탓 아니에요.
그러니까 사라져야겠다는 생각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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