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독백] 갈매기 중에서 ‘뜨레플레프’

(비꼬듯이) 참된 재능이라구요! (버럭 성을 내며) 정 그러시다면 나도 할 말이 있습니다. 

나는 당신네들 누구보다도 재능이 있어요! 

(머리에서 붕대를 잡아뜯는다) 당신네들처럼 구습에 매달려 사는 사람들이 

예술계의 상좌(上座)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자기들이 하는 것만을 옳고 정당하다고 생각하고, 

다른 것들을 모두 박해하고 질식시키고 있는 겁니다! 

나는 당신네들을 인정치 않습니다! 

나는 어머니도 인정치 않거니와, 그 사내도 인정치 않아요!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극장으로나 가서 그 초라하고 평범한 연극이나 하세요!

(어머니를 껴안으며) 어머니가 제 심정을 아신다면! 

저는 모든 것을 잃고 말았어요. 

니나도 나를 사랑하지 않게 되고, 저도 이젠 아무것도 쓸 수 없게 됐어요.

제 희망은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