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먹고 물마시고 - 대문

두고보세요. 일단 내 자신을 정리하고 나면 시작할 겁니다.

나 일 할 겁니다. 열심히, 지금은 불안하고, 두렵고, 무섭지만...

나 해 낼 겁니다. 나에겐 부모도 없어요. 형 하나 뿐이에요. 바다에 나가 있는 형.

인제는 얼굴도 기억이 안나요. 본 지가 오래되어서. 고독했죠. 그래서 이 사람

저 사람 하는 일에 끼어 들었고, 그래서 실수도 많았고, 받고 싶은 동정

못 받아 남을 동정 한다고 나섰고, 구석에 몰려 살기가 무서워 허풍도

떨었어요. 대학, 연구실, 면허증 없는 식당 주방장이나 하면서.

(거의 오열에 가까운 목소리로) 그러나 나 이제 무섭지 않아요. 

세상은 나보다 잘난 사람 투성이지만, 

또 나보다 불우한 사람도 많아요. 그러면서도 용감하게

살아가고 있어요. 진자씨, 그리고 복희씨도 훌륭해요. 

나 인생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할 겁니다. 참아 가면서 여기서 실수가 많았어요. 

아는 척했는데 내가뭘 알아요?

 내 자신이 뭔지도 모르는데. 바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