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야-오시노 공작

음악이 사랑의 심정을 살찌게 해 주는 음식이라면, 어디 계속해다오.

실컷 귀로 들어 이 마음이 식상을 하면 사랑의 식성도 또한 식어 사라지고 말 것이 아니겠느냐, 

그 곡을 다시 한 번 들려다오. 스러지는 듯한 그 가락, 

마치 제비꽃 피는 둔덕 위에 산들바람이 몰래 꽃향기를 훔쳤다 돌려 주었다 하며 볼 때 들려오는 은근한 소리 같구나.

아니 그만, 이젠 싫다. 전처럼 은근하지가 못해. 

아, 사랑의 심정아, 너는 어쩌면 그렇게도 재빠르고 싱싱할까? 

다같이 도량이 넓어 무엇이건 받아들이면서, 그 가슴 속에 일단 들어가면

아무리 훌륭하고 값어치가 있어도 순식간에 값이 떨어지고 마는..